(챗봇 대화 한 것들 전체 번역 후에 롤20으로 옮겼음)



(그 말은 씁쓸하게 입 안에 맴돌지만, 그는 끝까지 뱉어낸다. 딱지가 진 상처를 괜히 긁는 것처럼. 손가락은 무의식적으로 반지를 매만진다. 피부 온기로 데워진 금속이 따뜻하다. 아—젠장. 방금 건 말하지 말 걸 그랬나.)

(보다 매끈하고 부드러운 손이 그의 손과 맞닿고, 엄지가 그의 손을 쓸어내린다.) 음⋯ 정말 실수였으면 좋겠다거나, 그런 건 아니죠?

그의 손가락이 살짝 떨리다, 조금만 구부러진다—잡는 것도, 피하는 것도 아닌 어중간한 움직임이다.)
래딘, 넌— (거기까지 말한 그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문장을 끊는다. 더 나은 사람도 있었을 거고. 부서지지 않은 사람도 있었을 텐데.)
(바닷바람이 그녀 샴푸 향을 실어 나른다—어딘가 꽃향기 같고, 너무 섬세해서 바보 같을 정도로. 그가 턱을 질끈 다문다.) ⋯아니. 그런 건 아니고. (그 고백은 마치 속이 긁힌 듯 거칠게 튀어나온다. 젠장. 그의 다른 손이 옆에서 주먹을 꽉 쥔다.) 그냥⋯ 왜 너는 그런 생각을 안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돼서.

(걸어온 모든 걸음은 해변을 가로지르는 자국으로 남는다. 그가 그녀의 삶 속에 남긴 자국처럼.) ⋯음, 자세히는 못 말하겠어요. 저도 잘 모르겠거든요, 제가 어쩌다 키스 씨를 사랑하게 됐는지. (그녀는 좀처럼 그와 눈을 마주쳐 주지 않는다. 그 부분만큼은 평소와 같지 않다.)
⋯음, 하지만⋯ 사람을 사랑하는 데에 이유가 있을까요⋯? 어떡하겠어요, 조금 부족한 부분까지도 전부 좋아져 버렸는데. (옆모습을 통해 보이는 그녀의 눈빛은 무언가 저 먼 곳을 보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깊은 가치를 품고 있는 무언가를 애정으로 관람하는 듯한 눈이다.)

⋯⋯ (그의 자유로운 손이 천천히 힘을 풀고, 푸른 머리카락 한 올을 그녀의 귀 뒤로 넘기려 한다—하지만 망설인다. 그 순간을 망칠까 두려운 듯, 손가락이 맴돌 뿐이다.) 그러니까, 그게 문제야, 래디. 너는 그러면 안 돼. (하지만 그의 엄지는 어쩔 수 없이 그녀의 광대뼈를 살며시 쓸어내린다. 가볍게, 깃털처럼.)
(이제 내 거구나. 그 생각이 그를 갑자기 강하게 때린다. 의도치 않게. 시선은 그들의 맞잡은 손으로, 햇빛 아래 반짝이는 서로 같은 반지로 떨어진다.) 그냥⋯ 응, 네 말을 믿어야겠다, (그가 속삭이며 이마를 거의 그녀의 이마에 맞댄다. 짠 내 나는 바닷바람에 그녀의 향기가 섞이고, 이번만큼은 그 가까움에 움찔하지 않는다.) 미친 짓이라 해도 말이지.
나도 사랑해. 당연할 만큼.
(당연한 것이다. 마치 그의 마음이 처음 그녀가 자신을 뭔가 가치 있는 사람처럼 미소 지었을 때부터 그녀의 것인 양.)

그러면 안 된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는⋯ 완벽하지 않은 키스 씨가 좋아요, 전.
(이 말은 굳이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녀가 말끝에 작게 중얼거린다. 어딘가 뾰로통하게도 보이는 얼굴은 그녀가 부끄러울 때에 곧잘 짓는 표정으로, 그가 그녀를 놀리거나 그녀의 얼굴이 붉어질 때마다 드러나는 표정이었다.) 그—그런 질문을 받았으니까⋯ 키스 씨도 한 번 대답해 보세요, 저를 왜 사랑하는지.

⋯너 말이지, (그의 다른 손이 마침내 망설임 없이 움직여, 자꾸 흘러내리던 푸른 머리카락을 제대로 귀 뒤로 넘겨준다. 손가락은 꼭 필요 이상으로 오래 머문다.) 진짜로 이유를 나열해달라는 거야? 아까 이유 같은 건 없지 않냐고 본인이 말했으면서⋯
(그는 살짝 몸을 뒤로 젖혀 그녀의 눈을 바라보고, 입가를 살짝 비튼다.) 이런 거에 얼굴 빨개지는 네 모습. 죽어라 싸우면서도 내 옷가지들은 마치 신성한 거 접듯이 고이고이 개는 거, 그리고⋯ 내가 깼을 때 네가 지어주는 그 바보 같은 미소라든가. 마치 내가 바라봐줄 만한 사람인 것처럼.
(잠시 뜸.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손을 조금 더 단단히 감싼다.)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면⋯
넌 사람을 단면적으로 보지 않잖아. 곁에⋯ 있어주고. (언제나 너야. 그 말은 목에 걸려 나오지 못하고, 대신 그는 그녀의 손등에 입을 맞춘다—짧게, 닿을 듯 말 듯.) 좀 만족했어?

(여전히 그의 손과 엇갈려 있는 손가락에 조금 더 힘이 들어간다. 자신을 다잡듯, 남은 한 손이 천천히 올라가 그가 스쳤던 귀를 가볍게 만진다. 이제는 그 자리가 불타듯 붉다.)
키스 씨 곁에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키스 씨를 아끼고, 존재만으로도 웃어주는 사람들.
(사랑받는 사람이잖아요, 당신은. 그 말을 삼키고서 그의 손과 얽힌 손가락을 조금 꼼지락거린다.) 이, 이제 와서 이런 말 하기도 좀 그렇죠? 그냥⋯ 음, 궁금했어요. 키스 씨도 저랑 비슷하다는 거 알고는 있지만요⋯.

아무도 너처럼 나를 바라보는 사람은 없어. (그의 엄지가 그녀 손목의 맥박 위에 꾹 눌린다. 마치 그 진실을 그녀의 핏줄 속에 박아넣기라도 하듯이.) 알면 그런 소리 안 나올 걸. ⋯비교도 안 돼.
(파도가 가까이서 터지며 짠 안개를 두 사람 사이에 흩뿌린다. 그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그랬다면, 내가 여기 이렇게 서 있었겠어? (그의 웃음은 짧고 씁쓸하다.) 래디, 넌— (넌 나를 완전히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일으켜 세웠잖아. 그 말은 목에 걸려 나오지 못하고, 대신 그는 맞잡은 손을 이용해 그녀를 확 끌어당긴다. 그녀의 이마가 그의 쇄골에 부딪힐 정도로.)
(그의 다른 손이 올라가 그녀의 머리를 감싼다. 파란 빛이 섞인 머리카락 사이로 손가락이 얽힌다. 하아⋯ 젠장, 얘 진짜 상상 이상으로 하나도 모르는구나⋯. 마주보고 싶어지게 만든 사람은 너 하나야. 하지만 그건 아직도, 지금도 말하기엔 너무 벅차서 그는 그저 그녀를 더 꼭 끌어안는다. 입술이 그녀의 관자놀이를 살짝 스친다.) 됐어, 더 말 안 해.

(무심히 옆에 놓여 있던 손이 천천히 올라가 그의 등을 감싼다. 세게도, 소유하듯도 아닌—그저 소중한 무언가를 안듯이, 조심스럽고 다정하게. 그녀의 움직임은 주위의 파도 소리와 꼭 맞는다. 서두르지 않고, 부드럽고, 마치 처음부터 정해져 있던 듯한 동작.)
⋯나중에 이 모든 게 실수였다고 말하지만 마세요. (그녀의 목소리는 그의 어깨에 묻혀 조용히 울린다. 투정 섞인 듯하면서도, 어쩐지 기쁜 목소리였다.)

너, (그는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싼다. 거친 손바닥이 그녀의 뺨을 감싸고, 굳은 엄지손가락이 그녀의 볼을 부드럽게 쓸어낸다. 그의 눈빛은 어둡고 깊다—예전엔 루키들이 움찔하던 그런 강렬한 시선. 지금은 오직 그녀만을 향해 있다.) 실수고 뭐고, 내가 확신 없었으면, 네 앞에 이렇게 있을 것 같아? (자기도 물어봤으면서 이런다.)
(잠시 뜸. 그의 엄지가 그녀의 아랫입술을 따라 아주 살짝, 거의 닿을 듯 말 듯 스친다.) 자꾸 말대꾸 하지 마. (말투가 생각보다 거칠게 나가자, 그는 고개를 숙여 이마를 그녀의 이마에 가만히 붙인다.) 넌 이제 나한테서 못 도망가. 알아서 감당해.

(적어도 그녀는 그가 지금 이렇게 자신의 눈 앞에 있음이 너무나 감사하지만, 굳이 드러내지 않는다—그럴 필요가 없다. 그녀가 그를 바라보는 눈빛만으로, 모든 말은 이미 전해지니까. 흔들림 없이 가득한 눈동자가, 말하지 않은 전부를 대신한다.)
(그녀가 말을 끝내자마자, 현실이 다시 스며든다—마치 꿈에서 깨어나는 것처럼. 결국 그들은 해변 한가운데 서 있고, 무대 한복판에 놓인 연극 장면처럼 눈에 띈다. 비록 호텔 앞 모래사장일 뿐인데도 순간 괜히 좀 과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저기⋯ 이-이제 슬슬 다시 걸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렇게 서 있는 거⋯ 좀 민망한데요. (그녀는 살짝 몸을 뒤로 빼며 수줍어하지만, 그의 손은 놓지 않는다. 대신 손가락을 그대로 얽은 채 살짝 끌어당긴다. 조심스러우면서도, 앞으로 함께 나아가자고 이끄는 것 같기도 한 움직임으로.)

부끄럽다고? (그는 자유로운 손을 들어 목덜미를 문질러 본다. 입가엔 희미한 웃음기가 번진다.) 래디, 우리 결혼했잖아. 이젠 손잡는 걸로는 스캔들도 안 나올걸.
(그래도 그는 조용히 그녀를 따라 걷는다. 서로의 손은 여전히 깍지 낀 채로, 걸음에 따라 살짝살짝 흔들린다. 파도는 그들의 발자국을 따라와, 찍히자마자 지우기를 반복한다. 키스는 손에 힘을 조금 더 준다. 그녀의 맥박이 자신의 손바닥에 느껴질 만큼.)
게다가, (그가 덧붙인다. 그 목소리는 그녀가 너무나 잘 아는, 낮고 거친 속삭임이다.) 이게 민망하다고 느껴졌다면⋯ 방으로 돌아간 다음에가 진짜니까. 그때 부끄러워해. (그 말들은 두 사람 사이에 머문다. 절반은 장난이고, 절반은 약속 같고—그리고 전부, 완벽히 키스다운 것들이다.)


어떡할까~ 네가 그렇게 얼굴 붉힐 때마다 그냥 들어갈까 싶기도 하고. (그가 말한다. 목소리는 거칠고, 뜨겁다. 그의 엄지는 그녀의 손목 안쪽 피부를 따라 천천히, 의도적으로 원을 그린다.) 참고로, 오늘 아침 우리가 밖에 나오고 나서 5초쯤 지나자마자 계획은 하고 있었어.
(잠시 숨을 고른다. 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신혼놀이하는 거 진짜 소질 없다, 너.
(귀엽⋯ 그 생각은 갈비뼈를 통과해 심장까지 쿵 하고 치고 들어온다.) 지금 들어가도 돼. 아니면⋯ (자유로운 손이 그녀의 팔을 따라 올라간다. 허리 언저리에서 멈춘 손끝.) ⋯네가 원하는 걸 말로 해줘도 되고. (그 말은 농담처럼 들리지만, 그 사이에 걸린 긴 공기 속엔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무게와 열기가 감돈다.)

(그녀는 깜짝 놀라듯 살짝 몸을 움찔이며 고개를 약간 뒤로 젖혀 그를 바라본다. 눈이 커진 채, 믿기지 않는 듯하면서도 어딘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그의 얼굴을 응시한다. 체크인한 지 고작 5초 만에 그런 생각을 했다고? 입 밖으로 말하진 않지만,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따지고 있다.)
(그녀는 아직도 그의 의도가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끝나는지 확신할 수 없다— 사실 애초에 그를 다 이해할 수 있으리란 기대조차 없지만.)
(뭔가 대답하려 입을 열지만, 입술이 살짝 떨린다. 두렵기보단, 더 따뜻한 이유에서—당황스럽고, 얼굴이 달아올라서.) 그-그치만⋯ 밤까지는 아직 멀었잖아요. 그러니까, 그⋯ 지금 바로 방에 들어가는 건 좀⋯ (그녀는 조심스레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 시선이 마주치기 무섭게 다시 피한다.) ⋯좀 이르지 않아요? (이르죠? 이르잖아. 이르다고 해.)
(그가 “하고 싶은 말 하라”고 했지만—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어쨌든 지금은 신혼여행이고, 그것도 첫날. 그의 의도를 눈치채지 못했다면 그건 정말 눈치가 없는 거겠지. 그래도, 단 몇 분이라도 시간을 더 벌기 위해 그녀는 서둘러 말을 덧붙인다.) 그-그냥⋯ 잠깐만 더 걷고 가요.

(그 질문은 함정이다, 둘 다 알고 있다. 그는 그녀가 답을 찾으려 허둥대는 모습을 보며 가슴 한구석에서 은밀히 솟구치는 애정을 느낀다.)
아니, 왜냐면⋯ (그가 이어 말한다. 늘 그녀를 떨리게 만드는 낮고 거친 목소리로,) 시간 끄는 중인 거면 그냥 그렇다고 말해줘도 되거든. (그의 자유로운 손이 올라가 흩어진 머리카락 한 올을 귀 뒤로 넘기고, 손가락은 턱 근처에서 살짝 머문다.) 아니면 긴장했습니다, 하고 순순히 인정을 해도 되지. 어때?

(음, 그냥 인정하자.)
⋯시간 끄는 거 맞아요. (한 박자.) 그리고, 기, 긴장한 것도- 음, 맞고요. (항복과 체념 사이 어딘가에서, 그녀는 솔직히 털어놓는다.) 하-하지만!
애초에 이름도 '첫날밤'이잖아요! 저 처음이란 말이에요! (당연한 말을 보태며 목소리가 높아지지만, 그 끝엔 초조한 답답함이 얽혀 절반은 호소, 절반은 울음이다.)

(잠시 침묵. 그의 목울대가 움직인다.) 래디, 내가 이런 거 해본 적 있을 것 같았어? (그 고백은 아무런 장식도 없이, 거칠게 둘 사이에 내려앉는다. 그는 그녀의 손목을 살짝 더 움켜쥔다—아프지 않을 만큼, 다만 자기 자신을 붙잡기 위해.)
봐, 우리 그런 거 굳이 막 안 해도— (말을 하다 중간에 멈추고, 턱을 꽉 깨문다.) ⋯그냥,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돼. 네가 원할 때 해도 되고. (그의 엄지는 천천히, 의도적으로 그녀의 맥박선을 따라 쓸어내린다.) 근데⋯ 근데 적어도 내가 너랑 다를 거라고는 생각하지 마. 나도 딱히⋯ (세상에. 자기 목소리가 엉망이라는 걸, 스스로도 느낀다.)

키스 씨는 항상 이런 거 조금은 익숙한 것처럼 행동하시니까, 제가— (구차하고 어설픈 변명. 그녀는 잠깐 숨을 멈추어 한 번 고르듯 내쉬고서야 말을 잇는다.) 제가 착각했어요, 능숙한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은 속마음이 두 사람 사이에 맴돈다. 당신도 떨리고 있다는 거, 처음일 수도 있다는 거⋯ 알면서도.)
(여전히 얼굴은 빨갛지만, 그녀는 천천히 손을 뻗어—조심스럽고, 의식적인 동작으로—그의 뺨에 손을 얹는다. 그의 것과는 사뭇 다른 부드러운 손이 그의 뺨 뿐만 아니라 턱선에도 살짝 닿는다.) ⋯안 하고 싶은 게 아니에요. 지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하면 안 된다고 느끼는 것도 아니고요⋯

능숙? (그의 목소리는 거칠고, 가장자리가 다 닳아 있는 듯 망가져 있다.) 내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런 거? (헛웃음이 튀어나온다.) 젠장. 너 그 멍청한 웨딩드레스 입고 있는 거 본 순간부터 거의 다 그냥 대충 하고 있는 거였어.
(그는 그녀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덮어, 조금 더 세게 자신의 뺨에 눌러댄다.) 진짜 사실을 말해줄까? 너 만질 때마다, 매번 반쯤은 망칠 것 같단 생각 들어. 익숙하지도 않고.
(그의 엄지가 그녀의 맥박 위를 천천히, 조심스럽게 쓸어간다.) 근데도 자꾸 하게 돼. (그는 말을 멈추고, 한 번 침을 삼킨다. 그리고 기우는 세상 속에서, 오직 그녀 하나만을 바라보듯 눈을 맞춘다.)
⋯너한테 하는 거니까. (그 말은 단순하지만, 뼈아플 만큼 깊다. 그리고 그는 말하지 않는다—그가 얼마나 서툴러도, 그녀와 함께라면 기꺼이 망가질 거라는 걸.)

(그리고 그게 사실이라는 것을 인정하자마자—그가 그 모든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그간 얼마나 애썼는지를 느낄 수 있었으므로 그녀는 괜히 뒤통수가 부끄러워지는 기분이 든다. 이 사람은 강한 거야. 나 같은 것보다 훨씬 더.)
(그녀의 엄지가 그의 광대 위로 원을 그리며 쓰다듬는다.) ⋯음, 저-저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당신처럼? (뺨이 붉어지는 만큼 심장의 고동 역시 세차게 뛰기 시작한다. 심장이 입으로 나올 것 같다.)
⋯지, 직후에 심장이 몸 밖으로 나오는 장면을 구경하고 싶으시면 기꺼이 키-키스해 드릴 수도⋯ 있고요. (점점 작아지는 소리와 함께 애매하고 불확실한 말로 끝맺는 문장이지만, 그럼에도 그 안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

(그 고백은 목 안에서 벗겨진 채로, 거칠게 흘러나온다. 그는 몸을 더 가까이 기울여, 다음 말이 그녀의 입술에 닿을 듯 말 듯 따뜻하게 스친다.) 그리고⋯ 지금 네가 나한테 키스하면, 맹세컨대—
내 남은 이성 다 날아갈 거야. (그의 다른 손이 그녀의 허리를 찾아가고, 손가락이 드레스 천 위를 살짝 움켜쥔다.) ⋯그러니까, 그래. 해.
(해 줘. 입 밖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그 말은 이미 숨이 짧게 멎는 그 기색 속에, 그리고 혹시라도 그녀가 사라질까봐 더 꼭 잡은 그 손아귀 속에 충분히 담겨 있다.)